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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형법의 새로운 해석과 이슬람 윤리의 관점, 가족 내 절도, 처벌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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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ADMIN
VIEW 5HIT 작성일 26-01-31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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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구성원 사이에서 발생한 절도 행위는 형사 처벌의 대상이 될 수 있을까? 최근 인도네시아에서 이 문제를 둘러싼 법적·윤리적 논의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이는 단순한 재산 범죄를 넘어, 가족 관계와 형법의 개입 범위를 어디까지 인정할 것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과 맞닿아 있다.


인도네시아 형법은 일반적인 절도와 달리 가족 관계에서 발생한 절도에 대해 특별 규정을 두고 있다. 형법 제367조는 가족 간 절도를 일반 절도와 동일하게 취급하지 않으며, 일정한 조건 아래에서만 처벌이 가능하도록 규정한다. 이 조항의 핵심은 가족 내부의 분쟁을 무조건 형사 문제로 확대하지 않고, 당사자의 의사와 가족 관계의 특수성을 존중하겠다는 취지에 있다.


현행 규정에 따르면, 혼인 관계에 있는 부부가 아직 함께 생활하며 재산을 공유하는 상태라면, 부부 사이에서 발생한 절도는 원칙적으로 형사 처벌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 반면 부부가 별거 중이거나 재산 분리가 이루어진 경우에는, 피해자가 명시적으로 고소했을 때에 한해 처벌이 가능하다. 부모와 자녀, 형제자매 등 혈족이나 인척 관계에서도 마찬가지로, 피해자의 고소가 있어야만 수사가 개시된다.


이처럼 가족 내 절도는 형법상 고소가 있어야 성립하는 범죄, 즉 고소죄로 분류된다. 이는 국가가 직권으로 개입하기보다는, 가족 내부의 합의와 해결을 우선하도록 설계된 제도다. 법학자들은 이러한 규정이 가족 공동체의 붕괴를 막고, 사적 갈등을 형사 처벌로 과도하게 확대하지 않기 위한 장치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이 조항을 둘러싼 해석은 여전히 논쟁적이다. 가족이라는 이유로 절도 행위가 사실상 처벌되지 않거나, 피해자가 심리적 압박 때문에 고소를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경제적 의존 관계가 강한 가족 구조에서는 피해자가 법적 보호를 충분히 받지 못할 위험도 지적된다.


이 문제는 이슬람 윤리의 관점에서도 중요한 논의 대상이다. 이슬람 윤리에서 절도는 명백히 금지된 행위로, 도덕적으로도 중대한 잘못으로 간주된다. 다만 가족 간 절도의 경우, 전통적인 형벌을 적용하기보다는 책임 인식, 피해 회복, 도덕적 교정을 중시하는 접근이 강조된다. 즉, 행위 자체는 죄이지만 처벌의 방식은 공동체의 화합과 가족 관계의 회복을 우선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슬람 윤리는 가족 구성원 간 범죄에 대해 단순한 처벌보다 도덕적 책임과 신뢰 회복을 중요하게 본다. 절도를 저지른 가족 구성원은 재산을 반환하고 잘못을 인정해야 하며, 가족과 공동체는 이를 교정과 교육의 문제로 다루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관점이다. 이러한 윤리적 접근은 형법 제367조가 가족 내 절도를 고소죄로 규정한 취지와도 일정 부분 맞닿아 있다.


전문가들은 가족 내 절도에 대한 논의가 단순히 처벌 여부를 넘어, 형법과 윤리, 가족 질서의 균형을 어떻게 설정할 것인가라는 문제로 이어진다고 분석한다. 가족이라는 공간이 범죄의 면죄부가 되어서는 안 되지만, 동시에 국가 권력이 가족 내부로 무제한 침투하는 것도 경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가족 내 절도 문제는 법적 판단과 함께 사회적·윤리적 숙고를 요구한다. 인도네시아 형법의 현행 규정은 가족 보호와 법 집행 사이의 균형을 시도한 결과이지만, 변화하는 가족 형태와 사회 현실에 맞춰 그 해석과 적용 방식에 대한 지속적인 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