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 ‘복지금으로 온라인 도박’ 충격…수십만 명의 수혜자가 베팅 자금으로 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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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EW 24HIT 작성일 25-11-05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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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정부가 최근 발표한 보고에 따르면, 국가의 사회보장금과 학생 장학금이 대거 온라인 도박(judi online)에 유입된 것으로 드러났다. 법무·인권·이민·교정 조정장관을 겸하는 유스릴 이흐자 마헨드라(Yusril Ihza Mahendra) 장관은 “온라인 도박은 단순한 여가 행위를 넘어 사회 전반에 심각한 피해를 끼치는 중독적 범죄”라며 “도박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뿐 아니라 범죄와 가정 파탄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도네시아 금융거래분석센터(PPATK)의 최근 자료에 따르면, 600,000명 이상의 사회보장금 수혜자와 학생 장학금 수령자가 정부 지원금을 온라인 도박 자금으로 사용한 정황이 확인됐다. 이 가운데에는 대학생과 고등학생도 포함되어 있으며, 이들이 정부의 복지자금을 ‘디지털 도박 계좌’로 이체한 사례가 다수 보고됐다.
유스릴 장관은 “도박 자금의 규모는 부패로 인한 자금보다 크며, 유통 자금 규모 면에서는 마약에 이어 두 번째로 크다”고 말했다. 실제로 PPATK는 2025년 상반기에만 132,557명의 사회보장금 수령자가 총 5,425억 루피아(약 460억 원)를 온라인 도박 예치금으로 입금했고, 거래 건수는 370만 건을 넘었다고 밝혔다. 사회부 장관 사이풀라 유수프 역시 같은 해 8월 “1분기 동안만 78,000명의 수혜자가 온라인 도박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보고한 바 있다.
PPATK에 따르면 월소득 500만 루피아(약 45만 원) 이하의 저소득층이 온라인 도박에 가장 많이 참여하고 있으며, 이는 복지 의존층이 경제난 속에서 빠른 부를 노리고 위험한 선택을 하는 사회적 현상을 보여준다. 온라인 도박으로 인한 국가 경제 손실액은 연간 약 80억 달러(한화 약 133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다만 PPATK는 올해 들어 온라인 도박 관련 자금 흐름이 감소했다고 밝혔다. 2024년 한 해 동안 도박 자금의 총 거래액은 359조 루피아에 달했으나, 2025년 10월 기준 약 155조 루피아로 줄었다. 예치금 규모도 51조 루피아에서 24조 루피아로 절반 이상 감소했다. 이는 정부가 금융거래 추적 및 계좌 동결 등 강도 높은 조치를 시행한 결과로 풀이된다.
유스릴 장관은 “단순히 도박 행위자나 조직을 체포하는 방식만으로는 근절이 불가능하다”며 “자금세탁방지법(TPPU)을 통한 금융 추적과 자산 몰수 조치가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TPPU는 의심 거래 계좌를 추적·동결할 수 있고, 20일 내 소유자가 소명하지 않으면 해당 자산은 국가로 귀속된다”며 “이는 자산몰수법의 실질적 적용과 유사한 수준의 효력을 갖는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를 인도네시아 사회의 구조적 불평등과 디지털화의 부작용이 맞물린 결과로 본다. 경제적 어려움 속에서 복지금과 장학금이 ‘도박의 미끼’로 전락한 현실은, 정부 복지제도의 관리 부실과 동시에 사회 안전망의 취약성을 드러낸다는 평가다.
정치평론가들은 “온라인 도박은 단순한 범죄가 아니라 사회적 질병”이라며 “정부의 기술적 단속뿐 아니라, 국민의 금융교육·윤리교육이 병행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결국 이번 사태는 ‘디지털 시대의 빈곤과 절망’이 만들어낸 또 하나의 아이러니로 남았다. 가난한 국민을 돕기 위해 지급된 사회보장금과 학생 장학금이, 다시금 그들을 파멸로 이끄는 도박 자금으로 변질된 것이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현재 PPATK 및 사회부와 협력해 관련 계좌를 추적하고 있으며, 복지 수혜자 명단에서도 도박 연루자를 순차적으로 제외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